쿼카: 지난주는 ‘피해자다움’에 초점이었다면 이번 주는 가해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바기: 책에서 나오는 사례처럼 국회에서 ‘이거 성희롱이에요’ 말할 때 페미니즘을 갖고 오는 건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게 만들어.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 갑자기 남자가 여성 의원 손을 가져가 자신의 엉덩이 갖다 대면서 “이거 성추행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어.
무화과: 맞아.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성추행에 대한 문제를 축소시키는 장면을 나오는걸 볼 수 있어. 드라마 <모범택시>에서도 주인공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학생을 성추행한 것처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이용하는 장면이 나와.
바기: 난 사실 국회에서 발생한 일도 성추행이라고 생각이 들어. 다만 가해자는 직접적인 접촉을 한 사람이 아니라 그 행위가 일어나도록 시킨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해. 위계에 따라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게 성추행이라고 생각해. 책에서는 이런 상황을 ‘총알받이’로 표현하는데 이런 때에만 성추행이 가시화되는 게 안타까워.
📖77p
국회의사당의 모든 남성에게 말하고 싶다.
싸우려면 남성들끼리 싸우기 바란다.
여성폭력 방지법은
남성을 위해 만든 법이 아니다.
바기: 이거 너무 통쾌해
쿼카: 사람이 마치 도구처럼 이용되고 있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하는 거야. 행위 자체가 인간으로서 대하는 게 아니라 도구로 대하고 있잖아.
무화과: 도구로 취급하는 것도 '폭력'이고 위계가 섞여 있는 방식이야.
쿼카: 수치심은 이런 포인트에서 느껴야 하는데. 애먼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요구하고 있고, 카메라가 많은 곳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그 짓을 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나.
무화과: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는 말에 너무 공감해. 나도 정말 보기 싫지만…
바기: 보기 싫긴 해
무화과: 화가 나지만 이 감정이 정치적 무관심이 아닌 정치적 각성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바기: 피로감이 느껴지는 게 맞는 거 같아. 한편으로는 그걸 의도하나 싶어. 청문회를 보면 항상 후보자에 대한 사적인 문제점으로 소모적인 이야기만 하고,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잖아. 이 모든 게 소모적인 이야기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발하는 전략이 아닌가 싶어.
무화과: 정말 너무 공감해! 지지율만큼 중요한 건 투표율이야!! 투표를 하는 사람보다 안 사람이 더 많아!! 이게 말이 돼??
쿼카: "여기엔 진보·보수, 좌우, 파시즘·자유주의가 따로 없다." 이 부분을 읽으면 이념의 기저에 깔린 것은 가부장제란걸 알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너무 자연스럽고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인 거야. 우리가 이렇게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이유도 이거인 것 같아.
무화과: 쿼카가 좋다고 한 부분 읽으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결로 생각했던 게. 어디서든 어떤 이념이든 간에 사람 사는 건 똑같구나. 냉전체제일 때 이념으로 전 세계가 죽고 사냐 난리도 아니었잖아. 사실 지금도 있지. 근데 이념이 정말 중요할까? 사람 사는 데는 밥 먹고 잠 잘 자고 잘 놀고 안전하 게 일하고 이런게 되게 중요한데, 그런 걸 보지 못하고 체제에 갇혀 많은 것을 잃는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런 체제들의 기저에는 가부장제가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등의 대안이 나와도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거야. 모든 베이스에는 성차별이 존재해서 구나를 갑자기 깨달았다!
쿼카: 체제나 이념에 집중하는 것도 결국엔 남성들이었잖아. 그래서 사적인 영역들은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해 버렸고. 이렇게 공과 사를 나눈 것이 가부장제이고 근대국가인 거고. 그들에게는 그게 드러나지 않는 것이 유리하잖아. 가부장제라는 것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하는 거지.
<1-2>
남성연대를 위한 성상납
#미디어#성매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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