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리와 페미니즘 from. 오류골 세 여성
특) 페미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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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보따리
1. 다시, 보는 글자📕
2. 우리, 같이 읽자📰
<배우 이진욱 성폭력-무고죄 사건의 진짜 전말>
3. 이건, 다시 봐야 해📺
<10년전 한국 드라마 다시보기> &
다시보는 <또, 오해영>
4.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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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글자
오류골 세 여성이 책에서 꼽은 문장들!
보라색 밑줄 글자를 누르면 링크로 이동됩니다.(이건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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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성적 수치심인가?
📖58p
세 법이 다루는 영역, 피해 대상,
보호 법익이 제각각 다르다.
현행법도 의미가 다른 데다 사회통념,
여성주의 관점, 피해자와 가해자의
해석은 더욱 천차만별이다.
사기나 절도 같은 범죄는 이렇지 않다.
…
다른 범죄는 기본적으로
피해 상황이 중심이 되어 법이 운용되지만,
여성이 당하는 폭력은 사회적 인식이 매우 낮기에
그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것이 피해자 중심주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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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감정은내가알아서할게여
무화과: 윗부분을 읽으면 결국 성범죄에 대한 판결은 판사의 재량이라는 거잖아. 판사 중 1/2은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듣지도 않았대. 그런 사람들이 제대로 된 판결을 할 수 있을까? 판사의 성비나 연령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잖아.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법원에서 여성은 보호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니까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말이 나오면서 피해자가 자신의 상황을 알려야 되는 거야.
그거 보는데 속에서 천불이 끓었어. 성범죄에서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인데,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고 다녀야 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그럼, 법은 왜 있어? 법은 누굴 지키려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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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p
성희롱이 성적 수치심에 관한 문제인가.
인권과 폭력에 관한 범죄인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문제라면,
수치심의 의미는 누가 정하고
수치심은 어떤 종류의 피해인가.
📖58p
지금 성적 수치심 개념은 여성은
성적으로 수치심을 당한다는 혹은
당해야 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것이다.
남성 문화가 여성을 보는 시선,
이것이 그들의 성적 수치심이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수치심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받아야 한다.
쿼카: 성폭력은 수치심의 문제가 아니잖아. ‘폭력’ 자체가 문제인 거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느껴야 하나? 수치심은 부끄러운 감정이잖아. 이 단어 자체가 성범죄 피해자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사람인 것으로 느껴져. 법이 그걸 가정하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돼. 내가 왜 부끄러워 해야 하는데? 부끄러워야 하는 것은 가해자 아니야?
무화과: 절도나 사기 범죄랑 성범죄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 절도의 경우 피해자가 ‘내가 부주의해서 그랬나?’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걔가 잘못한 거지’ 이렇게 말하는데 성범죄는 모두가 피해자의 행동을 돌아보게 해. 그리고 주변에선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일 것으로 생각해. 절도를 당하고도 괜찮으면 ‘너 단단한 사람이다’, ‘잘 어려움을 극복한다’고 생각하지만, 성범죄 피해자가 너무 의연하다? 그럼 피해자라고 생각 안 하잖아. 피해자에게 강요되는 시나리오가 있어.
바기: 나는 성적으로 괴롭힘 당한 경험이 많은데.. 어렸을 때 위험한 동네에서 어떤 아저씨가 날 쫓아와서 엄청 무서웠던 적이 있었어. 그 두려움에 대해 오빠에게 말하니까 그 오빠가 그런 거 말하는 거 아니라는 거야. ‘내가 이걸 말함으로써 그들이 말하는 저급한 여자가 되었나?’ 는 생각이 들었어. 그 후로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스무 살 때 했던 알바에서 경험한 성적괴롭힘*을 이야기할 때 무의식적으로 망설여 질 때가 있어. 이걸 말하면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성추행까지는 아니지 않았을까?는 생각이 먼저 들어. 마치 입증이 안 되면 말하면 안 되는 것 처럼 스스로를 끝없이 검열하는 것 같아.
*성적괴롭힘: sexual harassment는 본래 ‘성적 괴롭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성희롱’으로 번역하는 것은 “가해자에게 범죄를 장난이나 실수로 정당화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성적 괴롭힘’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_더 보기
첫 번째는 미성년자일 때, 40대 아저씨가 나를 따로 불러내서 해 뜨는 거 보러 바다에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고.. ‘이쁘네’ 이런 말을 했고.
두 번째는 식당이었는데, 같이 알바하는 사람이 본인이 사이코패스라고 하면서 내 목을 졸랐어. 근데 그걸 계속 안 놔서 의식이 희미해질 때까지 갔어.. 그때 진짜 죽음의 공포를 느꼈거든. 그 뒤로 그 공간만 가면 숨 막히고 무섭고.. 그때 거의 첫 알바라 누구한테 말도 못 했어.
세 번째로 다른 식당에서 일할 때 50대 아저씨가 자꾸 남친 있는지 물어보고.. 그때는 웃으면서 거절했거든. 어느 날은 내가 다이어트하느라 밥을 안 먹으니까 갑자기 내 팔뚝 살을 주물거리면서 치근덕거리는 거야. 그래서 다급히 팔을 때니까 ‘아 요즘에는 이러면 안 되나?’면서 음식 집는 집게로 내 팔을 집었어. 집 가는 길에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말하는데 눈물이 계속 나는 거야. 근데 사장이 “딸 같아서 그래”라고 말했어. 내가 그 말을 진짜 내 귀로 듣게 될 줄이야.
내가 성인이 되고 처음 돈을 벌러 나갔을 때 마주한 세상은 이랬어. 그런데 이런 경험을 말할 때 가끔 ‘부끄러운 줄 모른다’, ‘그럴 수도 있는데 오히려 말하는 게 네 얼굴 깍는거다.’라는 말들을 들으니까 자꾸 숨게 되더라. 난 아직도 그 주변만 가도 숨고 눈치 보는데.. 수치스러워야 하는 건 그 사람인데 내가 자책하는 일이 많았어.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경험이 생각나더라.
📖p 58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누가 만든것인가.
수치심을 느꼈는지, 분노를 느꼈는지는
누가 정하는가. 여성들은 대개 분노를 느꼈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표출되지 못한 분노나 복수심은
다른 인식으로 전환된다.
놀라움, 역겨움, 굴욕감, 두려움 , 모욕감
따위가 그것이다.
남성들 간의 폭력처럼 여성들도 수치심보다
'성적 빡침’ 같은 분노를 느낀다."
쿼카: 나도 바기 말 들으면서 전에 알바할 때가 생각났어. 그때 사장한테 성희롱당했거든? 근데 성희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고, 함부로 그 단어를 못 쓰겠다고 해야 하나?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거의 성희롱’이라고 말하고 다녔어.
무화과: 거의 절도는 없잖아.
쿼카: 그치 절도는 그냥 절도지.
바기: 왜 우리가 ‘성희롱까지는 아니지?’ 하고 스스로 의심해야 돼? 이게 너무 화나.. 그렇게 성희롱의 기준을 타협하다 보면 우리의 피해는 정당화될 수밖에 없어. 우리가 예민한 사람이 된 거 같고 그렇게 피해 사실이 축약돼.
무화과: 가해자는 당연히 우리를 힘들게 하고, 주변 사람도 우릴 힘들게 하고, 법원도 우리를 힘들게 하니까 무서워. 이러니까 성범죄가 일어나도 여자가 신고를 못 하지. 왜? 신고하면 자기가 예민한 사람 되거든. 아무도 자기편을 안 들어주는데 어느 누가 신고를 하겠어.
바기: 책에서 나온 사례 중에 피해자는 괜찮다고 하는데 경찰이 수치심을 강요하는 부분이 생각나. 왜 피해자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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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피해자'라는 환상
📖68p
한국 사회는 성폭력 범죄를 다룰 때
구조적 문제나 가해자의 행위보다
피해자의 동의여부에 집착한다.
남성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여성은 그것을 쟁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의 대응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범죄를 증명하는 일부터
피해자에게 전가된다. 성폭력 발생 원인은 남성
중심적 성 문화에 있지, 피해자의 인구학적
특성과는 무관하다. 성폭력도 다른 범죄처럼
가해자의 행위만 판단하면 된다.
바기: 맞아. 20살 때겪엇던 일들에 대해 내가 너무 착해서, 살갑게 대해서. 그런 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충고라고 들은 말은 좀 싸가지 없고 '만만해 보이지 않게' 행동하라는 거였어.
쿼카: 생각해 보면, 우리는 단호하게 거절하는 법도 잘 못 배운 것 같아. 성폭력 예방 교육 시간에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라 그러잖아. 모르는 아저씨가 따라가자고 하면 거절하라고 교육 받아왔지만, 성폭력 가해자의 80%는 아는 사람이야. 그 사람과의 관계가 있고 위계관계가 존재하는데 피해자에게 ‘안 돼요’라고 말하게 하는 게 가능할까?
바기도 그 상황을 넘어가려고 웃은 건데 그걸 동의라고 이해하고, 하지 말라고 말하면 그렇게 당당한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하고. 그 사람들이 원하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그게 아니면 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해.
무화과: 맞아. 장소도 정해져 있어. ‘으슥한 골목’
쿼카: 모텔에 갔다는 것 자체로 섹스에 동의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폭행으로 인정받기 힘들어. 성폭력은 부부관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건데..포커스가 동의가 아니라 수치심이라서 그런 것 같아.
바기: 자취방으로 이사올 때 엄마가 모든 창문에 다 잠금장치를 걸어놨거든. 그래서 일정 부분 이상으론 창문이 열리지 않았어. 내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그 정도도 대비를 안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과잉보호를 하는 거야. 나는 그때 집 안에서 또 한번 갇히는 느낌을 받았어. 잠금장치를 안 해서 범죄를 당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 근데 엄마는 내가 부주의하다며 질책하는 게.. 억울하더라.
우리 셋 다 혼자 사는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잖아. 남자 신발도 그렇고, 잠금장치도 그렇고 여성범죄의 책임을 우리 여성들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
무화과: ‘또 오해영’ 드라마 한 장면이 생각났어.
중국집 배달원이 혼자 사는 여주 서현진에게 무슨 짓을 하려 해. 그때 옆집에 살던 에릭이 알아채고 갑자기 들어와서 애인 행세를 하는거야. 그걸 본 배달원이 ‘혼자 사는 거 아니었어요?’ 라고 아쉬운 기색을 내비쳐. 배달원이 가고 에릭이 자기 신발 던져주면서 '혼자 사는 거 광고해요?'라고 말하는데 그 장면이 설레게 연출되는 거야.
여성이 혼자 사는 것을 에로틱하게, 남성이 여자를 구해주는 것은 로맨틱하게 그려지는 게 너무 화났어. 여자를 위험하게 한 것도 남자. 여자를 지켜주고 여자를 위할 수 있는 것도 남자. 결국 여자는 남자 없이 안된다는 식의 서사가 너무 짜증 나!!!! 야 혼자서 얼마나 잘 사는데!
바기: 여기서 짚어야 하는 건 여성을 위험하게 하는 거→ 남자 / 구해주는 거→ 남자 / 위험에서 처했을 때 그 책임은?→ '여자'인 거야 ㅎㅋ
쿼카: 남자는 혼자 살아도 되는 존재인데. 여자는 남자에게 귀속된 존재인 거야. 배달원이 ‘혼자 사는 거 아니었어요?’ 라고 말했을 때 여성이 하나의 물건 같이 느껴져. 주인이 있어야 하는 물건. 주인이 없으면 남이 가져갈 수 있는 어떤 것.
📖68p
한국 사회는 성폭력 범죄를 다룰 때
구조적 문제나 가해자의 행위보다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집착한다.
📖69p
사회는 ‘완벽한’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만 인정한다.
완벽한 인간도 없는데,
완벽한 피해자가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 잣대를 유독 여성에게만 요구한다.
피해 여성은 끊임없이 사건 자체는 물론이고
자신의 모든 인생과 과거사를 검열당하고
변명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바기: 나 또한 과거의 경험을 갖고 스스로 검열하는 것 같아. 피해자는 난데,,,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이진욱 사건이 생각이 나더라. 이진욱 측에선 피해여성의 집에 이진욱이 들어오도록 허락한 것이 성관계를 동의했다는 뜻이라며 ‘꽃뱀’프레임 씌웠잖아. 거기에 덧붙여서 이진욱은 오히려 피해자를 무고죄로 역고소하면서 포토 라인에 당당한 모습으로 들어오고. 그 짤이 회자되는게 너무 화났어.
무화과: 여성은 욕먹을 수밖에 없네. 웃어주면 꽃뱀이라 욕먹고. 섹스하면 걸레라 욕먹고. 섹스 안 해주면 왜 비싸게 구냐 욕먹고.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67p
잠재적 가해자가 아니라 잠재적 피해 집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자체가 문제다.
쿼카: 이 챕터 읽으면서 내가 옛날에 받았던 성교육 시간이 생각났어. 초등학생을 앉혀 놓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거잖아. 예방이라..얘네들이 조심하면 성폭력이 안 일어나?
무화과: 그치 어렸을 때 제대로 된 성교육을 안 받아서 성 인지 감수성이 바닥으로 자라고 있는 거잖아.
쿼카: 성폭력 예방 교육 할 시간에 젠더 교육을 했으면 세상이 훨씬 바뀌지 않았을까? 진짜 시간 낭비, 돈 낭비하고 있어. 하고 있다는 교육도 이상해. 난 어렸을 때 진짜 정자들이 헤엄쳐서 몸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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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사이드의 성정치
📖63p
“남자는 여자가 자기를 무시할까 봐
두려워하지만,
여자는 남자가 자기를 죽일까 봐 두려워한다.”
영국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 말은 서울에서
발생한 ‘강남역 사건’을 묘사한 기사 같다"
바기: 쿼카가 지난번에 소개한 적 있는데, 여자는 노래방을 무서워하고 남자는 백화점을 무서워한다는 설문조사가 생각났어.
📖64p
"여성 살해를 정신 질환 환자의 우발적 일탈로
믿고 싶은 남성 문화는, 인류의 반인 여성이 자신의
성별 때문에 평생을 공포 상태에서 살아가야 하는
구조의 핵심이다. 남성 문화는 성폭력이나 여성
살해를 일부 ‘미친’ 남성의 발작으로 여김으로써
성차별 구조를 은폐한다.”
<3>
갑자기,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저정도는아니야 #합리적처벌
바기: 이 챕터에서 중요한 건 여성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건데, 문제는 여성을 타겟으로 한 범죄가 우발적이고 정신이상자들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어지는 거야. 여성이란 소수자성이 지워지고 단순히 운 없고,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그려지니까 계속해서 상황은 악화되고 있어.
쿼카: 결국에 그들이 말하는 가장 큰 가해자 집단은 정신질환 환자인 거야. 본인들과 그들 사이에 거리를 두고 ‘난 저 정도는 아니야’라며 안도해.
바기: 남성은 '나 정도는 범죄가 아니야.' 여성은 '이 정도는.. 범죄까진 아니지..' 비슷한 질문 같은데, 위계가 너무 다르잖아.
📖65p
고정관념의 가장 큰 피해 집단은 건강 약자인
뇌 질환(’정신 질환’) 환자들이다.
조현병(정신 분열증)이나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무지는 뿌리 깊다. 그들은 아픈 곳이 다를 뿐 보통
환자들과 다르지 않다. 몸이 불편할 뿐이다.
극명한 반증은 ‘여성’ 뇌 질환자는 ‘남성’이라는
이유로 아무나 살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쿼카: 맞아! 여자를 죽인 범죄는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잖아. 근데 뉴스도 안돼. 왜? 너무 당연한거니까. 여자가 남자를 계획적으로 죽인건 대서특필이지만 남자가 여자를 죽인 건 그렇지 않아. 왜? 너무 많고 당연한 일이니까.
무화과: 여자가 남자를 죽인 사건은 대부분 얼굴 공개되고 공개 수배까지 갔잖아. 왜 그럴까? 국민 정서를 반영한 게 아닐까? ‘감히 여자가 감히 남자를 죽여?’, ‘그것도 계획적으로?’ 이게 말이 되니?
쿼카: 실제 재판할 때 우발적 범죄면 형량이 훨씬 적고 계획적 범죄면 형량이 높아. 여성의 경우 신체적, 경제적인 조건들의 차이로 인해 우발적으로 남성을 죽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계획범죄일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남성은 우발적인 경우가 많아 (사실이든, 아니든)
바기: 형사들이 이진욱 사건 피해자한테 자백 메뉴얼 줬던 게 생각나.
무화과: 웃긴데 절망스럽다. 왤까. 버젓이 보이는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죽어 나가는데 국가는, 사회는, 경찰은 여자의 죽음을 묵도할까. 왜
무화과: 난 알바 오픈할 때나 밤늦게 집에 들어갈 때 항상 텀블러를 쥐고 걸어 다녀. 누가 공격하면 치려고 그러거든. 근데 그런 내가 무서워 ‘이게 맞나?’ 싶어. 나는 그냥 길을 걷는 건데 ..이런 사회가 제정신인가?
바기: 내 친구도 주머니에 고춧가루 스프레이 가지고 다녀. 그런데 어느날 바지 주머니에서 그게 터진 거야. 바지를 닦는데 문득 화가 나더래. 왜 자꾸 피해를 받을수 있는 사람이 조심해야 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확실해야하는데..
무화과: 얼마 전에 인천에서 큰 전세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았어. 다행이다 싶다가도 젠더만 쏙 빠지고 법이 개선되는 것 같더라. 여성과 관련되어서는 더욱 더뎌. 가만히 생각하다 보니까 여자 혼자서 안전할 수 없는 사회를 일부러 만드는 건가? 그렇게 만들어서 여자가 남자와 결혼을 하게 하고. 그래야 애를 낳을 수 있고. 가정을 꾸릴 거고. (...) 여성혐오가 있다는 걸 지우고. 여성을 가정이라는 곳에 묶기 위해서 그런 건가?
바기: 사회 전체가 가스라이팅 하네. 여성은 안전을 위해서 가정이 있어야 하는데. 감옥 같은 원가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한 후에는 나라의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애를 낳아야 하고. 여자는 진짜 도구에 불과한 느낌이 들어.
쿼카: 작년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릴 때 범죄 호신용품이 많이 팔리고 사회 전체가 두려움을 떨었잖아. 근데 우린 평생을 걸쳐서 겪은 경험이야. 더 화가 난건 ‘남자를 죽였다고?’ 라는 말이 커뮤니티에 떠돌았어. '남자가 여자보다 죽이기가 더 힘든데..' 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보면서 여성에 대한 혐오가 무의식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어. 길 지나가는 남자를 칼로 찌르는 건 말이 안 되는데 그 대상이 여자면 말이 되는 거야. 그것에 대한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
📖70p
성폭력 범죄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여성들은 합리적인 처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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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읽자
이번주 오류골 여성들이 추천하는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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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진욱 성폭력-무고죄
사건의 진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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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이면 이 사건은 진짜 이상해진다.
개연성이 하나도 없다.
반대로 성폭력이면 그냥 이해가 된다."
바기: 이런 새끼를 조금이라도 좋아했던 내가 원망스럽다.
무화과: 네가 문제겠니. 걔가 문제지.
…
이만큼 이 사건을 잘 정리한 기사를 찾지 못해서 브런치의 글을 가지고 왔어. 전형적으로 법원이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야.
무화과: 법원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바라보는 시각 또한 반영되고 있어. 판결만 봐도 말이 안 되는 걸 알 수 있는데 아무런 언론사도 문제 삼지 않아. 이진욱은 무고의 아이콘이 돼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잖아.
앞선 내용에서 보면 성폭력의 문제가 위계의 문제라고 했는데 남성들이 봤을 때 이진욱은 잘생기고 잘나가는 배우에 돈도 많은, 권력을 가진 남성이잖아. 그래서 '당신과 같이 권위 있는 사람이 왜 성폭행을 하겠어요~'로 가는 거지.
바기: 피해자 여성은 병원에서도 진료를 거부당했대. 법원에서는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꽃뱀 프레임을 강화했어. 형사들은 자백을 강요하고. 이 여자를 지켜줄 어떠한 안전망도 없었던 거야.
제일 어이없었던 건 무고죄에 대해 여성이 이진욱을 집에 들였고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었으니 당연히 섹스에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유죄(집행유예)를 내린 거야.
무화과: 친절을 왜 여지로 보는 거야? 친절하면 섹스 동의한 거고 친절하지 않으면? 날 죽일지도 모르는데? 어떡하라는 걸까.
쿼카: 우리가 오늘 했던 얘기의 총체가 이 사건에 다 나온다. 여기서 ‘섹스’ 대신에 ‘폭력’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그냥 말이 안 되는데. 한 대 맞았는데 가만히 있었으니까 동의한 거고 즐긴 거라는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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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다시 봐야해!
이번주 오류골 여성들이 추천하는 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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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드라마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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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또, 오해영>
스브스뉴스 & 또 오해영 3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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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드라마를 보면 강제 키스,벽치기 등 강압적인 장면을 ‘박력!’이라며 마치 로맨틱하게 연출 되는 것을 볼 수 있어. 앞선 대화에서 나온 드라마 <또, 오해영>에 그런 장면이 정말 많아. 그땐 재밌게 봤는데 지금 보니….(이하생략)
우리 모두 혼자 사는 여성으로써 느꼈던 불안이나 공포를 다른 남성의 구원 서사를 통해 해결한 점이 화가 났어. 이 불안은 남성을 통한 것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과 시스템으로 안전망을 만들어야 해소될 수 있어. 그 지점을 생각하며 우리 한 번 다시 봐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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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카: 오늘 정말 역대급으로 '깊은 빡침'을 느꼈던 대화였다..세상은 왜 이 모양 이 꼬라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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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 ..이번 챕터에서는 나의 예전 경험을 많이 꺼낸 것 같아. 안좋았던 기억들이지만 같이 이야기하고 결국 내가 부끄럽거나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 받은 것 같아 위로받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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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화도 많이 나지만 오늘 이야기에서 나온 피해자분들이 모두 일상이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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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다시, 우리>를 읽고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
혹은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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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골 세 여성 oryugall3@gmail.com 수신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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