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리와 페미니즘 from. 오류골 세 여성
특) 페미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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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글자
오류골 세여성이 책에서 꼽은 문장들!
보라색 밑줄 글자를 누르면 링크로 이동됩니다.(이건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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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3장. 142-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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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한 몸
다이어트의 굴래
#뫼비우스의띠 #우리모두 부역자?
바기: 다이어트는 내 인생에 오랜 스트레스야. 내가 중학교때 몸무게가 확 늘었었거든? 그때 이후로 10년동안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 속에서 살고 있어. 그 정도가 좀 달랐을 뿐이지.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 챕터가 너무 기다려졌었어.
무화과: 난 너무 공감갔던게.. 처음에 메일링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쿼카랑 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어. 나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붙고 쿼카는 살이 잘 안쩌서 스트레스고.. 말라도 스트레스고 마르지 않아도 스트레스구나.. 어쩌라는 거지?
몸에 대해서, 가슴에 대해서도 강박이 많아서 나도 이 주제가 기대됐어. 주제가 몸이지만 가슴 다리 얼굴을 다 뜯어서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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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 페미니스트를 생각했을때 혐오 단어로 ‘쿵쾅쿵쾅’이있잖아. 내가 예쁜 페미니스트가 되면 나의 페미니즘이 인정받을까 생각을 했었어. 나중에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란걸 깨닳았는데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나더라. 페미니스트로서 살까지 찌면 남자가 날 혐오할까봐. 탈코르셋을 외치며 다이어트를 입에 달고 사는게 모순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아.
쿼카: 요즘에 점점 더 외모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는 것 같거든. 물론 여성에 한정돼서.. 성형시술이 발달되고 대중화된 흐름이나 뷰티 유뷰트, 퍼스널 컬러,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등으로 그 기준이 너-무 높아졌어. 그래서 난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어.
📖145p
”흥미롭게도 이러한 미의 ‘대중화’와 ‘민주화’는 미인의 지위 하락(?)과 동시에 외모 제일주의를 강력한 담론으로 등극시켰다”
요즘 예쁘면 콩 하나도 더 얻어먹는다는 말이 그냥 당연한게 되어버린 것 같아. 그리고 ‘외모’도 성형시술, 화장, 다이어트 등등으로 내가 노력하면 되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고. 자기개발의 한 부분이 되고 자원이 된거잖아.
무화과: 자원이 됐다고 말한거에 공감이 되는데. 사람들이 미인을 생각하면 노동하지 않는 몸을 생각해. 사실 노동을 하다보면 몸이 굽거나 굳은살이 생기거나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많잖아. 근데 이런 몸은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최근에는 더 무섭다고 생각한게, ‘예쁘게 늙었다.’ 라는 말이 들리면서 이젠 노화에도 미의 기준이 생긴거가 싶더라. 그리고 재벌들도 외모로 칭찬을 많이 듣잖아. 재벌이라서 예쁠 수 있는건데. 재벌인데 예쁘네 다가졌네~ 이런식으로.
단순히 하나의 자원을 넘어서 계급을 상징해주는 것이 몸이야. 단순히 성형 시술을 넘어서 인생 자체가 미의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쁘게 늙었다는건 고생을 하지 않은 몸이었다면 예쁘게 늙겠지. 근데 계속 고강도, 장시간의 육체 노동을 한 사람이라면 거친 몸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그게 미의 기준에 합당하지 않은 거라면….너무 불합리해.
쿼카: 미국의 비만도를 보면 몸이 정말 계급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 하층민은 정크푸드나 질 안좋은 비계 많은 고기를 먹으니까 비만률이 높아. 유기농, 웰빙, 건강한 생활, 관리 이런게 유행인데 그걸 향유할 수 있는 것도 결국 그 만큼의 시간과 자원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
바기: 운동을 하고 싶어,, 근데 비싸잖아. 그리고 우린 최저시급이나 용돈을 받는 대학생인데 물가나 채솟값은 미친 듯이 오르고. 풀만 있는 샐러드도 만원이야. 근데 우리가 (그들이 말하는) 건강하고 날씬한 삶을 어떻게 살아. 그렇지 않는다고 해도 우린 나태한 게 아니야.
📖144p
“한국 사회의 외모주의 이데올로기는 생산자와 소비나,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 구성원 각자의 몸에 깊이 체현되어 있다. 모두가 ‘부역자’인 셈이다.“
바기: 트위터에서 내 알고리즘은 다이어트 자극 짤, 운동 팁, 다이어트 레시피 등이야. 근데 추천으로 너무 유해한 글을 많이 오는거야. ‘솔직히 나는 나태한 것으로 생각함. 물단식 한달동안 했는데 이거 못하면 그냥 네 의지박약임. 그냥 처먹는 돼지인거임.’ 너무 충격받았고 상처를 입기도 했어. 동시에 너무 불건강한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찾아봤다? 근데 그런 연령대를 보니까 그런 글 올리는 사람 대부분이 10대인 거야. 그 사람들에게 워너비는 장원영이고, 기피하는 몸은 뉴진스였어.
쿼카: 뉴진스가 왜?
바기: 통통하다고.
쿼카: 에? 미친거 아니야?
바기: 사실 자기 몸을 누구보다 망가트리고 있는건데, 이걸 보면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고. (나를 포함해서) 이걸 보면서 진짜 모두가 부역자면서 이 시스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힌 것 같았어. 당장 나도 페미니스트이지만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1주일 만에 3킬로가 빠졌던 적이 있었거든? 근데 오히려 기분이 좋은거야. 다시 살이 쪄서 요요가 오니까 '그냥 내가 다시 힘들었으면 좋겠다.' '배탈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위험한 생각인거지. 최근에는 먹토까지 생각해본 적이 있었어. 근데 동시에 알고리즘들은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을 여성들을 타켓으로 노출하잖아. 근데 그걸 먹으면서 어떻게 날씬한 몸을 유지해. 절대 양립할 수 없는 두 욕망이 공존하고 있어.
무화과: 내가 중학교때 2달만에 7키로를 뺀 적이 있거든. 아마 하루에 400칼로리 정도 먹었을거야. 그리고 2년동안 아팠어. 그때 건강이 확 안좋아졌었던 것 같아. 근데 이게 과거보다 더 심해진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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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 점점 마름에 대한 기준이 각박해지고 있어. 말도 안되는 외모가 칭송받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고무줄이었어. 한달 만에 10키로 찌고 요요가 오는 데. 위가 늘어났다 쪼그라들었다를 반복하니까 점막이 다 상한 거야. 20살 때 위내시경을 받는데 용종도 있고 담즙은 역류해서 장벽이 노랗더라. 그 때부터 위염은 내 고질병이었어. 늘 소화가 잘 안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예 안 먹고.
며칠 전에 요요가 심하게 와서 다니던 정신과에 상담을 했는데 음식물 섭취를 갑자기 안하면 몸이 위기의식을 느껴서 뭐라도 들어오면 다 흡수해버린대. 그래서 그렇게 요요가 왔던 거야. 나도 락페에서 나시 입고 싶어. 사실 입을수 있거든? 근데 보일 팔뚝살이나 살졌을 때 사진을 보면 꼴보기 싫고 스스로가 너무 밉게 보여.
쿼카: 이게 한국이나 아시아권, 특히 동아시아권이 몸에 대한 기준에 ‘정상성’이 엄청 강한 것 같아. 진-짜 마른 몸을 원해. 외국(북미, 유럽)에 갔을 때 놀랐던 게 내가 한국에서 잘 보지 못한 큰 사이즈의 몸을 가진 사람이 진짜 많았고. 옷도 사이즈가 엄청 많았어. 한국에서는 끽해야 xl xs이잖아. 거기는 진짜 3xl 4xl 6xl까지도 봤어. 그리고 사람들이 큰 몸을 가져도 그 몸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 우리는 나시를 입어도 부유방이 나오고 붙는 옷은 뱃살이 접히는 등등 모든 것들을 걱정하잖아. 근데 그런 것을 사람들이 개의치 않고 다녔거든. 진짜 우리 사회가 몸에 대한 다양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전에 인터넷으로 속옷 살라고 보다가 진짜 깜짝 놀란게 있는데. 사이즈가 E컵 D컵인데 밑가슴 둘레가 너무 작은 게 나온거야. 근데 컵이 그렇게 크다는 것은 몸의 흉통이나 전체적인 사이즈가 클 수도 있는 건데 75D 이런 사이즈를 보고 깜짝 놀랐어. 사실 그건 수술하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기준 아니야?
바기: 나는 유전적으로 가슴이 큰데, 한국에서 맞는 사이즈가 없는거야. 컵은 큰데 밑가슴이 작고, 청소년이 입는 브라는 크게 안 나와. 고등학교때 압박브라를 입었는데 나의 추구미를 실현시키려면 가슴이 작아보여야 하는거야. 2년동안 압박브라를 입으니까 몸이 망가지더라.
여성의 큰 가슴은 사실 건강권과 연관되어 있어. 겁내! 무거워!! 어께랑 허리가 굽고. 가슴축소는 미용목적이라고 보험도 안돼요~ 여기서 느꼈지. 나에겐 건강권인데 여성의 가슴은 미용목적으로 사용되는구나.. 여성의 가슴은 남성이 만지고 눈의 요깃거리를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내 가슴이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어.
중학교때 하복 블라우스가 작게 나와서 성장기라 가슴의 단추가 날아간거야. 그걸 보고 남자애가 나를 보호해준다는 느낌으로 자기 옷을 벗어주는데 너무 수치스러웠어. 이게 나에게 트라우마고 콤플렉스야.
무화과: 나는 오히려 가슴이 작아서 놀림을 받았어. ‘앞뒤가 똑같은~’ 이 노래 부면서 날 놀렸어. 그래서 나는 바기랑 반대로 뽕브라를 되게 많이 찼었어. 근데 뽕브라는 와이어도 있고 착용감이 불편했지만 작은 가슴이 큰 컴플렉스였고 이걸 감추기 위해 기숙사에서 항상 입고 잠을 잤어.
그러다 고3때 입시를 준비하면서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처음 벗었는데 너무 편하더라? 대학교에 와서 브라렛을 입기 시작했는데 그걸 입고 나서 그 전에 입었던 브라를 못차겠더라고.
요즘에는 오히려 내 작은 가슴이 괜찮은거야. 작아서 좋다는것보다 그냥 내 몸이라 좋은거 같아. 스스로 ‘나는 이런 몸이구나.’를 인정하고 주위에서 내 가슴이 놀림거리가 되지 않으니까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내 몸에 오롯히 집중을 할수 있었어. 그때부터 내 몸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고, 그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
쿼카: 나도 똑같아!! 후아! 나도 무화과랑 정말 똑같았어..소름돋아… 진짜 나도 기숙사에 살아서 샤워할 때 밖에서 다 옷을 벗고 들어가야 했거든? 그 때마다 너무 수치스러운 거야. 비교가 바로 되기도 하고.. 그래서 나도 한동안 진짜 엄청 큰 뽕브라에 와이어 엄청 있는 거 입고 다니고. 그때 와이어가 너무 아프고 불편했어. 와이어 자국도 남고 그랬어.
무화과: 난 그게 아픈지도 몰랐어. 항상 그랬으니까.
바기: 존나 각박한 삶들이다. 나는 너네가 그냥 너무 부러웠는데
무화과, 쿼카: 난 네가 부러웠어
쿼카: 커도 지랄? 작아도 지랄?
무화과: 살이 쪄도 지랄? 너무 말라도 지랄? 내가 다큐를 봤는데 나비약 관련된 거였거든. 이게 마약성 식욕억제제인데 병원에서도 쉽게 처방해 준대. 한달 치를 턱턱 처방해주는데 부작용에 대한 안내도 잘 안되고.
바기: “다이어트 ‘증세’는 95퍼센트가 재발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은 불경기가 없단다." 이게 나라냐고. 관련산업이 경기인 것도 모자라서 사실 생명과도 관련된 마약중독까지 이르게 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야.
📖146p
"자기 외모는 열심히 가꾸더라도 타인의 외모에 대한 평가는 조금 자제할 수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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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오늘은 여성의 몸과 외모주의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공감하실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혹시 저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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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목요일에 <우리 같이 보자>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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