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는 이 판옵티콘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이해는 되는데, 실생활에 적용이 잘 안됐거든? 근데 이걸 잘 설명해 준 예시가 점심시간이었어. 공장이 처음 생겼을 때 사람들이 식사 시간이 다 달라서 관리가 힘들었대. 그래서 점심시간을 정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종소리가 울리는데. 초반에는 관리자가 있어야지만 그 시간에 점심을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자가 없어도 그 종소리가 나면 사람들이 다 밥을 먹으러 가는 거지.
쿼카: 그게 익숙해지다 보니 그 시간이 되면 배가 고픈 거구나.
무화과: 그래서 시간이라는 개념이 있기 전에는 식시 시간이라는 것이 없었대.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식사시간’이라는것도 생긴 거지. 그 시간만 되면 배가 고파지기도 하는 거고.
바기: 규율이 개인을 이 사회에 쓸모 있고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존재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 거야. 그리고 이것이 체화된 개인들은 각자의 판옵티콘 속에 스스로를 통제하기 시작한 거고.
쿼카: 몸이라는 것이 정신과 단절된 게 아닌거지. 몸과 정신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어.
바기: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 따르면 개인이 스스로를 향한 자기검열과 자기 감시를 처음 배우는 곳이 학교래. 생각해 보면 우리는 교육 과정에서 규율 권력을 경험하고 체화하는 것 같아. 50분 수업하고 10분 쉬고,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밥을 먹으러 가잖아.
무화과: 초등학교 40분 중학교 45분 고등학교 50분 이렇게 시간도 늘어나잖아. 점점 집중하고 가만히 앉아 있도록 몸을 묶어두는 시간을 늘리는 거지.
쿼카: 이런 과정을 통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통제를 받으며 가만히 앉아 있는 상태가 익숙해진 것 같아.
바기: 규율 권력은 공기처럼 떠다니다가 체화됨으로써 효율성과 자기 계발의 이름으로 수많은 억압과 폭력을 행사해. 그리고 이는 유순한 몸과 유순한 여성을 만드는 거지
쿼카: 이렇게 권력관계에 의해서 몸이 통제받고 있는 건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깊.숙.이. 박혀있는 권력관계가 뭐냐? 바로! 가부장제야! 이 사회는 그 어느 것보다 여성의 몸을 가장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는 거지.
무화과: 어떻게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