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기: 영화 <쿵푸팬더3>에서 주인공 포가 자신이 피워야 하는 꽃에 인사하는 장면이 나와. 영어 자막은 “내가 널 꽃 피울 거야’인데, 한국 더빙판에서는 “오빠가 살려줄게”라고 나오는 거야. '아.. 의역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굳이?' 싶었어. 한국에서의 성차별적인 구조가 잘 드러나는 장면인 것 같아.
쿼카: 여성은 꽃, 남성은 사람이라고 했을 때 결국 남성은 그 꽃을 꺾는 존재이고, 그건 성폭력 혹은 섹스를 의미해. 근데 둘 다 꽃이거나 사람이 아니라 한쪽은 능동적, 한쪽은 수동적 주체로 고정되었기 때문에 위계가 생기고, 인권 침해적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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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해자라며 상담을 청한 이는 여성 직원들이 아니라 부장님이었다.
자신은 좋은 뜻으로 말한 건데 '어린 여자'들이 거래처 직원 앞에서
자기를 망신시켜서 상처받았다는 것이다.
부장은 분을 삭이지 못하며 "예쁘다는 말도 못 해?"라고 내게 소리를 질렀다.
여성의 사회 진출에 준비가 되지 않은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하는 성 문화, 성차별의 단면이다.
무화과: 나는 이 얘기 들으면서 느낀 게. 진짜 칭찬하는 법을 모른다! 책에서도 나왔지만, 책에 나온 사람은 자기가 여직원을 ‘칭찬’의 목적으로 ‘꽃’이라 얘기했는데 상대가 불편한 게 억울하다고 하잖아. 이 사람이 어떤 의도로 그랬는지 알겠지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칭찬을 한 거지..
반쪽,, 아니 오히려 하지 않는 게 나은 칭찬... 그 사람은 직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여성으로 보고 있어.
여성은 예쁘다는 말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거지. 그런데 직장은 일하려고 만난 거지 외모 칭찬 들으려고 만난 게 아니잖아.
바기: 칭찬하니 생각나는 게 저번에 동아리 다 같이 회식을 갔는데 남자 사장이 여자들에게만 신분증 검사를 요구했어. ‘왜 여자만 검사해요?’라고 물어보니까. ‘여자들이 어려 보여서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거야. 여자는 어려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딴에는 칭찬을 한 거지.. 오로지 여성은 외모나 젊음 등으로 칭찬받고 싶어 하는 줄 아나 봐.
쿼카: 그리고 신분증을 검사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감시와 통제인데 그것을 여성에게만 했다는 것이 엄청나게 차별적이고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는 기제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