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기: 지금까지 여성으로서 받는 억압과 차별들에 관해 이야기해 봤는데, 그렇다면 여성은 뭘까?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나누어진 걸까? '진짜 여자'가 있을까?
쿼카: 페미니즘 공부하면 가장 먼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대해 듣잖아.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라는 문장. 결국에는 본질적인 여성, 절대적인 여성이라는 것은 없는 거고. 사회가 그렇게 여성이라고 규정짓고 여성으로써 살도록 한다는 거지. 이 여성이 '타자'인 ‘제2의 성’인 거고. 최근에는 보부아르를 비판하고 주류를 이루는 사람은 주디스 버틀러야. 버틀러는 섹스(생물학적 성)도 젠더(사회적 성)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바기: 주디스 버틀러는 보부아르의 ‘생물학적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비판해. 생물학적 성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해. "본질을 추구한다면 이미 그것은 학문이 아니라 ‘신앙이다’" 이 부분이 참 통쾌했어. 그동안 불변의 진실처럼, 신앙처럼 성차를 인식하고 있었던 거지.
📖103p
"섹스와 구별되는 사회적 성? 그런 논의 구도는 이미 지나갔다.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을 구별하는 것 자체가 사회 제도의 산물이다."
쿼카: 우리가 보통 생물학적 성은 섹스, 사회적 성은 젠더. 성적 욕망이나 실천을 섹슈얼리티라고 정의하는데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젠더라는 거지.
무화과: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젠더의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 우리의 몸, 정체성도 사회적인 구성물인 거잖아. 나의 정체성을 생각할 때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난 그냥 나라고 생각하는데 인간은 개인으로 사회에서 동떨어진 존재로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섹스도 사회적 구성물인 거지.
쿼카: 왜 섹스가 젠더인지를 설명할 때 지정 성별(섹스)은 태어난 순간 외적인 성기 모양을 보고 여성인지 남성인지 의사 판단하에 결정된다는 점을 지적해. 뒤에 언급하겠지만 인터섹스의 존재는 의사라는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빈약한지 증명하고 있어. ‘과학적’이라는 것이 정말 ‘과학적’인가? 의사가 판단하기 때문에 과학적이라고? 의사도 인터섹스를 잘 모르는데? '원래 정해진 범주(natural category)'라는 건 없어. 자연적 존재라고 범주화한 것도 인간이고. 섹스 체계 자체가 인간의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결과인 거지.
📖211p
"한마디로 인간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의 인권 개념이 백인 남성을 모델로 하여
약자에게까지 그것을 ‘적용’하는 과정이었다면
인터섹스는 사람의 개념을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인식론이다."
<2>
이성애/가부장 체계를 교란시키는 몸,
인터섹스Intersex
#간성?_인터섹스! #젠더와_이데올로기
쿼가: 흔히 인터섹스intersex를 ‘간성’이라고 말하는데 이 단어에도 문제가 있어. 인터섹스는 ‘중간’의 성이 아니라 ‘사이’의 성이라고.
무화과: 맞아. 간성이라고 하면 여성과 남성의 신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중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터섹스는 35-40개의 형태가 있을만큼 스팩트럼이 넓어.